조현병 치료, 최신 동향과 장기 지속형 주사제의 효과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주사제


조현병이란? 정의와 특성

조현병(Schizophrenia)은 과거에는 ‘정신분열병’으로 불리던 질환으로, 주된 원인이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뇌 기능의 이상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의학적·생물학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질병으로 재정립되었다. 조현병이라는 명칭에서 ‘조현(調絃)’은 ‘악기의 현을 조율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기존 용어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완화하고 사회적 낙인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WHO(세계보건기구)의 2022년 정신건강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약 2,400만 명에서 2,500만 명 정도가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현병의 핵심적 특징은 뇌 내 신경전달물질(도파민, 세로토닌 등)의 불균형이다. 이러한 불균형이 생기면 환청, 망상과 같은 증상이 발현되고, 전반적인 인지와 사회적 기능이 저하된다. 국내에서는 2023년 보건복지부 자료에서 약 50만 명 이상의 조현병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로 치료를 받는 환자는 17만 명에 미치지 못한다. 이 갭(gap)은 환자 본인의 질환 인식 부족, 사회적 낙인, 제도적 지원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조현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요법과 함께 사회적 재활 프로그램, 가족 및 지역사회 지원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최근에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1개월, 3개월, 6개월 제형)가 발달하면서 환자의 복약 순응도와 재발률 관리가 크게 개선되는 추세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꾸준한 치료와 관리를 이어나가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조현병 증상: 양성·음성 증상의 이해

조현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은 크게 양성 증상(Positive Symptoms)과 음성 증상(Negative Symptoms)으로 구분된다. 양성 증상이란 일반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가 추가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며, 대표적으로는 환청, 피해망상, 환각, 생각의 비약성 등이 있다. 예컨대 “누군가 나를 해치려고 한다”라는 극단적인 망상이나 특정 소리가 실제로 들리는 환청 등이 양성 증상의 대표적인 예다. 이는 주로 급성기에 많이 나타나지만, 약물 치료로 빠르게 개입하면 호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반면 음성 증상은 정상인이 가지고 있는 기능이나 감정이 ‘결여’되는 것으로, 무감동(감정적 둔마), 무의욕, 무쾌감, 대인관계 기피 등으로 나타난다. 양성 증상이 비교적 극적인 형태로 드러나기 때문에 초기 발견은 쉽지만, 음성 증상은 환자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성격이 변했다’, ‘우울한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 정도로 가볍게 여겨 치료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음성 증상은 긴 치료 기간이 필요하고, 환자의 사회적 기능 회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지속적인 관찰과 재활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음성 증상의 임상적 평가와 중재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2024년 학술지에 발표된 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조현병 환자들이 호소하는 사회적 고립과 무의욕 증상이 재활 성과에 직결된다는 통계가 보고되었다. 이는 조현병 치료가 단순히 ‘양성 증상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환자의 감정, 동기, 사회적 교류 능력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함을 시사한다.


치료 목표와 약물 관리: 사회 복귀가 핵심

조현병은 뇌 기능 이상에 기인하는 의학적 질환이므로, 약물 치료가 가장 중요한 1차적 접근 방법으로 꼽힌다. 항정신병 약물을 통해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 활동을 조절함으로써 환청, 망상, 환각 등의 양성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국내외 다양한 임상 연구에 따르면, 첫 발병 환자가 약물 치료를 성실히 이행할 경우, 증상 호전율은 평균 57% 정도로 보고된다. 특히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는 치료 성과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 초기 증상을 빠르게 잡지 못하고 악화되면, 병식(질환 인식)이 희미해져 치료 중단이나 타인에 대한 위협 행동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조현병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적절한 대인 관계를 맺고, 일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가 임상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된 후에도 계속해서 증상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가족·사회·의료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예컨대 재활치료(OT, RT), 직업재활, 사회복지기관 연계, 지역사회 정신건강복지센터 프로그램 참여 등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낙인과 편견이 여전히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약물 복용 자체를 ‘굳이 안 해도 되는 것’으로 여기거나, ‘더 이상 문제가 없어 보이니 치료를 중단해도 된다’고 판단하여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치료 중단은 재발 위험을 크게 높인다. 실제로 조현병 환자의 1년 이내 재발률은 50~70%에 달하는데, 이는 지속적인 약물 투여와 의료진·가족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최근에는 입원 치료와 강제 입원에 대한 법적·윤리적 논의가 활발하다. 2022년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르면, 비자발적 입원은 자·타해 위험이 명백하다고 판단될 때 가능하며, 장기 입원보다는 가능한 한 조기에 사회 복귀를 돕는 방향으로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이는 환자 인권을 존중하는 한편, 조현병 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려는 취지다.


4. 장기 지속형 주사제의 도입과 최신 동향

4-1. 주사제의 필요성

조현병 치료에서 약물 복용의 지속성, 즉 ‘복약 순응도’ 문제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대부분 항정신병 약물은 경구제(알약) 형태로 매일 복용해야 하는데, 환자가 스스로 복용을 중단하면 치료 효과가 크게 떨어지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한국형 표준치료지침이나 다양한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도 ‘치료 중단 사례’가 환자 및 사회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를 해결하고자 도입된 방법이 바로 ‘장기 지속형 주사제(Long-Acting Injectable, LAI)’다. 주사 형태로 투여되어 체내에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므로, 매일 알약을 먹지 않아도 약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2010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1개월 제형의 ‘인베가 서스티나’가 대표적인 예이며, 이후 3개월 제형 ‘인베가 트린자’, 최근에는 6개월 제형 ‘인베가 하피에라’까지 도입되면서 치료 선택지가 확대되었다.

4-2. 최신 치료 알고리즘 변화

과거에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2차 치료제로 분류되어, 경구제로 실패했을 때만 고려하는 옵션이었다. 그러나 2019년 개정된 치료 알고리즘에서는 상황에 따라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1차 치료제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는 주사제의 순응도 향상과 재발률 감소 효과가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 재발률 개선: 예를 들어 6개월 제형인 인베가 하피에라의 경우, 3년 재발률이 약 5% 수준이라는 데이터가 있다. 일반 경구제 치료군에서 중도 탈락 등을 고려했을 때 재발률이 약 40~5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 순응도 개선: 한 번 주사를 맞으면 수개월 동안 약효가 유지되므로, 환자가 복약 과정에서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 줄어든다.

4-3. 경제적 이슈와 보험 급여

주사제는 경구제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인베가 하피에라의 경우 일정 기간(예: 인베가 서스티나 4개월 투여 또는 인베가 트린자 1사이클 이상) 다른 제형 치료 경험이 있어야 급여가 가능하다. 이는 아직 약물에 대한 경험과 안전성을 확인한 후에 점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취지이며, 향후 임상 결과가 축적됨에 따라 기준이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4-4. 안전성과 실무적 고려

주사제는 경구제와 비슷한 부작용 프로파일을 지닌 것으로 보고된다. 다만 제형의 특성상, 주사 부위 통증이나 뻐근함 등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이다. 또한 6개월 제형이라고 해서 환자가 6개월에 한 번만 병원을 방문하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환자의 상태 모니터링, 추가적인 경구제 병행, 다른 정신질환(우울증, 불안증 등) 동반 여부 등을 고려해 의사와의 정기적인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래 표는 국내에서 사용 중인 주요 장기 지속형 주사제 제형을 비교한 것이다.

제형투약 간격대표 제품명건강보험 급여 기준재발률(일부 연구)
1개월 제형 (LAI)4주에 1회인베가 서스티나 등초발, 혹은 경구제에서 일정 기간 치료 실패 시약 15~20%
3개월 제형 (LAI)12주에 1회인베가 트린자1개월 제형으로 충분한 치료 후 전환 가능약 10% 전후
6개월 제형 (LAI)6개월에 1회인베가 하피에라 등일정 기간(4~6개월) 기존 LAI 투여 이력 필요약 5% 내외

(표에 기재된 수치는 공개된 임상 연구나 제품 설명서를 참조하였으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개별 환자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


치료 성공 사례와 주사제의 미래 전망

앞서 언급된 것처럼,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통한 치료가 조현병 환자의 사회적 복귀와 장기적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40대 여성 환자가 장기간 입원과 재발을 반복하다가, 장기 지속형 주사제 치료 후 재발 없이 1년 반 만에 퇴원해 간호조무사로 복귀한 사례는 의료진에게도 큰 희망을 주었다. 해당 사례에서는 환자가 병식이 없고 복약 순응도가 매우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맞는 주사제를 통해 약물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이 주요 성공 요인이었다.

이처럼 주사제 치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자와 사회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한 번 재발할 때마다 증상이 악화되고 입원 치료 기간이 길어져, 개인과 가족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커진다. 반면 주사제를 통해 재발률을 낮추고, 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의료비 절감 및 사회적 비용 감소라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앞으로의 과제는 의료 시스템과 제도가 이러한 장기 지속형 주사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보완되는 것이다. 예컨대 환자가 주사 치료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외래 기반 인프라, 정신재활시설 및 지역사회 정신건강복지센터와의 협업 체계, 그리고 보험 급여 기준의 점진적 완화 등이 논의되어야 한다. 또한 신경생물학적 연구가 더 진행됨에 따라, 부작용이 더 적고 투약 주기가 더욱 길어진 제형이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

조현병은 더 이상 미스터리하고 두려운 질환이 아닌, 적절한 치료 및 관리로 충분히 안정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질환이 되었다. 특히 데이터 기반으로 재발률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의 도입은, 조현병 치료의 패러다임을 ‘단기 입원-퇴원’ 중심에서 ‘장기적 유지와 관리’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마무리하며

조현병은 단순히 환자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가 나서서 치료와 재활을 지원해야 하는 복합적인 질환이다. 양성 증상과 음성 증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 장기화된 치료 과정에 대한 준비, 사회적 편견 해소를 위한 노력 등이 어우러져야 환자들의 장기적 안정이 가능해진다. 최근 주목받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이러한 조현병 치료의 흐름을 크게 바꾸고 있으며, 특히 꾸준한 복약 순응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환자나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군에게 효과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관련 제도가 개선되고, 장기 지속형 주사제의 보험 급여 기준이 완화되고 있는 추세다. 다만,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며, 치료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약물 치료를 지속하는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더 많은 임상데이터와 경험이 축적되어, 조현병 환자들이 사회 복귀와 자립에 성공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나길 기대한다.

댓글 남기기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