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분야에서 조현병은 뇌기능 이상에 따른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대표적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에는 ‘정신분열병’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조현병’이라는 용어로 더 정확하고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진단받고 치료를 꾸준히 유지하면 일상생활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발이 반복되고, 이로 인해 비가역적인 뇌 손상이 누적될 수 있다고 보고됩니다. 특히 약물 복용 중단 시 1년 이내 재발률이 50~70%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재발을 예방하는 지속적인 치료 전략이 매우 중요합니다. 국내에서도 추정 환자 수가 50만 명에 이르지만 실제 치료 인구는 12만 명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인식 개선과 치료 접근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약물 복용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치료의 연속성을 높이기 위한 ‘장기지속형 주사제(Long-Acting Injectable, LAI)’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매일 먹어야 하는 경구제의 부담을 줄이고, 체계적·지속적으로 약효가 유지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입니다. 1개월, 3개월 지속형 제형에 이어 6개월까지 효과가 지속되는 신약이 개발되면서, 조현병 치료 옵션이 한층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7월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인베가하피에라(팔리페리돈팔미테이트) 3년 연장 연구에 따르면, 투여받은 환자의 95.9%가 재발 없이 안정적으로 증상을 유지하였다는 고무적인 결과가 발표되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중심으로 조현병 치료의 현재와 미래를 객관적·분석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조현병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
조현병은 일반적으로 ‘망상’이나 ‘환청’ 등 양성 증상과 함께, 무감동·무의욕과 같은 음성 증상이 나타나는 정신질환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1%가 조현병을 앓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통계적으로 약 50만 명의 환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이 중 실제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인구는 12만 명 내외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진단과 치료가 미흡한 이유는 질환에 대한 낮은 인식과 사회적 낙인, 그리고 개인적·가족적인 거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조현병은 조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 발생 시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게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이를 방치하면 뇌 손상이 누적될 수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증상이 호전된 상태에서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곧바로 재발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재발할 때마다 예후는 점차 나빠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치료 중단 후 1년 내 절반 이상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환자 본인이 경험하는 심리적·신체적 고통은 물론, 돌봄을 제공하는 가족과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됩니다.
조현병 환자를 포함한 중증 정신질환자는 꾸준한 약물 복용과 적절한 재활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일상생활이 어느 정도 유지 가능합니다. 특히 사회 복귀 후에도 외래 진료와 약물 처방을 지속하면 재발률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면, 증상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치료를 섣불리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전문의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증상을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개인에 맞는 약물 용량과 복용 주기를 조율하는 ‘맞춤형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사회적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약물 순응도의 과제와 해결책
조현병 치료의 핵심은 ‘재발을 얼마나 줄이고, 환자가 안정적으로 사회생활을 영위하도록 도울 것인가’라는 문제로 귀결됩니다. 이때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약물 순응도(medication adherence)입니다.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점은 모든 환자가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약물 복용이 일상화되지 않거나,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약 복용 사실을 주변에 숨기고 싶어하는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과적으로 약물 순응도는 낮은 수준에 머무를 때가 많습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의 약물 비순응도는 치료 첫해에 40%, 2년 차에는 80%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환자가 2년 이내 치료를 중단하는 현실은 고질적인 재발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듭니다. 재발이 반복되면 환자의 기능적 회복이 어려워지고, 사회 복귀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때 치료 중단의 이유를 살펴보면, 환자 개인의 심리적 요인 외에도 가족이나 주변 환경의 지지가 부족하거나,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일정과 생활패턴이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약물 순응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는 정기적인 외래 방문과 심리·사회적 지지 프로그램 참여가 꼽힙니다. 환자가 치료 계획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인지행동치료(CBT)나 가족교육, 동료지원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모바일 앱이나 SMS를 통한 복약 알림, 간호사 혹은 사회복지사의 정기 모니터링 등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도 점차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일상 환경과 심리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중요하며, 사회적 낙인을 줄이는 공공 캠페인과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이루어져야 장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임상적 의의
장기지속형 주사제(Long-Acting Injectable, LAI)는 약물 순응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혁신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개월, 3개월 제형을 넘어 최근에는 6개월까지 약효가 지속되는 제형(인베가하피에라, 성분명 팔리페리돈팔미테이트)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조현병 치료의 편의성과 효율성이 크게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 약제는 이미 국내외 여러 임상시험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해 왔습니다. 핀란드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사용한 환자군이 경구제(oral medication)를 복용한 환자군에 비해 재입원율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는 사실이 보고되었습니다.
임상적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가장 큰 장점은 약물의 일정한 혈중 농도를 유지해 급격한 농도 변화를 막고, 환자 스스로 약물 복용을 매일 챙겨야 하는 부담을 크게 줄인다는 점입니다. 조현병 환자는 증상이 호전되면 스스로 약을 끊고 싶어지거나, 부작용 우려로 복용을 주저하는 경향이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러나 주기적인 주사 투여만으로도 오랜 기간 안정적인 약효가 보장되므로, 환자의 치료 지속률이 향상되고 재발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은 물론 가족과 의료진의 부담을 함께 덜어주며, 궁극적으로는 조현병의 만성화를 예방하고 환자가 사회 안에서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데 기여합니다.
한편,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초기 비용이나 투여 시 통증, 주사 부위 국소 반응 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부작용 이슈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고, 경구 복용에 비해 전반적인 약물 부작용 발생률이 오히려 낮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특히 일정 간격으로 맞는 주사이므로,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즉시 투여 계획을 조정할 수 있어 좀 더 안전한 관리가 가능합니다. 더불어 약물의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므로, 약 복용을 깜빡 잊거나 의도적으로 거부함으로써 발생하는 ‘치료 공백’이 크게 줄어드는 장점 역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신 연구가 제시하는 희망과 향후 과제
2023년 7월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인베가하피에라(6개월 지속형 주사제)의 3년간 오픈라벨 연장 연구(OLE Study) 결과는 조현병 장기 치료의 긍정적 가능성을 한층 강화하는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인베가하피에라를 투여받은 환자 중 95.9%가 3년 동안 재발 없이 안정을 유지했다는 놀라운 결과가 제시되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연구보다도 긍정적인 수치로, 장기 투여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부작용 누적, 치료 공백 등)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높은 치료 성공률은 조현병 환자와 가족, 의료진 모두에게 큰 희망이 됩니다. 특히 조현병은 만성화가 진행될수록 재발과 함께 기능저하가 누적될 수 있으며, 이를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소요됩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통해 최초 치료 경과가 좋았을 때의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한다면, 환자가 사회와 단절되거나 입원을 반복하는 악순환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국가적 차원에서는 중증 정신질환 관리를 위한 의료 비용과 사회 보장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됩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무조건 최선의 선택이 될 수는 없습니다. 개인별 질환 양상, 부작용에 대한 민감도, 경제적 상황, 환자 스스로의 치료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6개월 제형이 도입 초기 단계에 있기에, 다양한 규모의 실증 데이터가 추가로 축적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는 충분한 상담 과정을 통해 가장 적합한 약물과 투여 전략을 결정해야 합니다. 동시에 사회적 낙인 해소, 환자에 대한 지지 체계 강화, 재활 프로그램 확충 등 다각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만성화 예방’과 ‘삶의 질 개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유형 비교 표
아래 표는 현재 조현병 치료에서 활용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일반적인 유형과 주사 주기, 주요 장단점을 간략히 정리한 자료입니다. 실제 사용 시에는 개인별 특성과 전문의의 판단이 중요하므로, 참고 자료로만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형 | 주사 주기 | 주요 장점 | 주의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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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지속형(LAI) | 매달 1회 | – 치료 공백 최소화 – 비교적 접근성 높음 | – 매달 방문 필요 – 초기 부작용 모니터링 필수 |
3개월 지속형(LAI) | 3개월마다 1회 | – 투약 횟수 감소 – 혈중 농도 안정화 | – 1개월 제형에서의 효과 확인 후 전환 권장 |
6개월 지속형(LAI) | 6개월마다 1회 | – 가장 적은 주사 횟수 – 재발 및 입원 위험 감소 | – 도입 초기 단계 – 개별화된 안전성 평가 필요 |
마무리: 조현병 치료의 미래 전망
조현병은 적절한 시점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꾸준한 약물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뇌기능 이상 질환입니다. 최근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발전으로 인해 약물 순응도가 향상되고 재발 위험이 낮아짐에 따라, 조현병의 ‘만성화 예방’이 현실적인 목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베가하피에라와 같은 6개월 제형이 도입됨으로써, 환자들의 약물 복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장기간 안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환자와 그 가족, 그리고 사회가 조현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추고, 치료 과정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환경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아직도 조현병에 대한 편견이나 낙인은 환자들이 치료를 기피하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도입 효과가 최대화되려면, 국가적 차원의 홍보·교육, 정신건강 전문기관과 지역사회 간의 협력 체계 구축, 환자 가족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결국 조현병 치료의 핵심은 ‘지속적인 관리’입니다. 1회성 치료가 아닌, 환자의 평생에 걸쳐 꾸준히 병의 경과를 관찰하고 적절한 약물과 재활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진정한 회복에 이를 수 있습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조현병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는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만능 해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개개인의 상황과 증상, 심리적·사회적 요인을 전문의와 함께 충분히 상의하고, 치료 전략을 치밀하게 세워야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축적될 임상 연구 데이터와 치료 현장의 경험을 통해, 조현병 극복의 길은 더욱 넓어지고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