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규모 인구 기반 연구가 보여주는 대마초 사용 장애와 조현병의 상관관계
대마초 사용 장애(Cannabis Use Disorder, CUD)와 조현병 간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2025년 2월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방대한 인구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결과가 공개되면서, 그 연관성이 생각보다 훨씬 깊다는 점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2006년부터 2022년까지 1,358만 8,68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대규모 인구 기반 연구에서, 대마초 사용 장애와 조현병 사이의 인구 기여 위험 비율(Population Attributable Risk Fraction, PARF)이 3.7%에서 10.3%로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은 학계와 의료 현장 모두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대마초 사용 장애를 진단받은 환자군(CUD군)이 일반 인구와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조현병 발병률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CUD 환자의 조현병 발병률은 8.9%로 나타난 반면, 일반 인구의 경우에는 약 0.6%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약 15배에 육박하는 차이를 보여주며, 단순한 가설 수준을 넘어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인식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나아가 연령별 분석에서는 19~24세 남성 그룹에서 CUD와 조현병 간 연관성이 특히 두드러졌습니다. 이 연령층에서 PARF(대마초 사용 장애로 인한 조현병 발병 기여 위험)는 18.9%로 나타나, 다른 연령층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45~65세 여성 그룹에서는 불과 1.8%로 나타나, 같은 대마초 사용이라 해도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라 그 위험도나 발병 비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이처럼 젊은 남성층에서 높은 위험도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생물학적 감수성(뇌 발달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 사회적 환경(동료 집단의 영향, 스트레스 요인 등), 고농도 대마초 제품 이용의 급격한 증가 등을 복합적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합법화된 대마초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경도 이러한 결과에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조현병의 평균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이 2006년부터 2022년까지의 연령 추세를 분석한 결과, 2006년 평균 38.8세였던 조현병 발병 연령이 2022년에는 36.4세로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대마초 사용 증가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 수 있더라도, 조현병 발병 시점을 앞당기는 하나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고농도 THC 제품의 급증과 정신건강 영향
대마초가 합법화된 이후, 시장에서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함량이 높아진 제품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2001년 의료용 대마초 합법화 이후 점진적으로 규제가 완화되었고, 2018년부터는 비의료용 대마초까지 합법화되어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합법화를 계기로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의 THC 함량이 무서운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최근 온타리오주에서 판매되는 합법 대마초 제품의 70% 이상이 20% 이상의 THC를 함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THC 함량이 높아질수록 대마초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뇌의 보상 회로와 신경전달물질(특히 도파민) 분비에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주어, 중독성(의존성)뿐 아니라 불안, 환각, 망상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조현병이나 기타 정신질환이 발병하는 데에는 유전, 환경, 사회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THC 농도가 높아진 대마초를 장기간 혹은 과도하게 사용하면 이러한 정신질환의 발병 또는 악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최근 CUD와 조현병 간의 연관성이 더욱 선명해진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고농도 THC 제품의 급격한 보급과 무분별한 사용에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2015년대만 해도 평균 10~15% 수준이던 대마초 제품의 THC 함량이 2020년 이후 급격히 상승해 20~30%를 넘나드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단순히 ‘환각 작용이 커졌다’는 차원을 넘어, 뇌 발달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청년층의 정신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3~2024년에 진행된 일부 후속 연구에서도, 고농도 THC 제품을 습관적으로 섭취하는 이들에게서 불안장애, 우울증,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의 위험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인과관계를 결정적으로 단정짓기는 어려우나, 다양한 인구집단과 장기 추적조사를 통해 고농도 THC 제품 사용과 정신질환 발병 간의 상관성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은 재확인되고 있습니다.
연령대별 발병 위험과 트렌드 변화
앞서 언급했듯, 대마초 사용 장애 진단군과 일반 인구집단 간의 조현병 발병률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9~24세 남성에서 가장 높은 발병 위험이 관찰되었고 PARF 지표 또한 18.9%라는 높은 값을 보였습니다. 이는 아직 뇌의 전전두엽 발달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젊은 성인의 뇌가 대마초의 정신작용성 물질에 더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이 시기는 사회적·정서적 스트레스도 크고, 동료 집단의 영향력도 강력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대마초를 접하거나 남용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45~65세 여성 그룹에서는 같은 시기 PARF가 1.8%로 나타나 비교적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할 수 있으나, 여성 호르몬의 보호 효과, 사회적 역할 변화(중년층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생활 패턴), 대마초 사용 빈도 자체의 상대적 저조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향후 중·장년층 여성에서도 대마초 사용 패턴이 달라지면, 위험도 역시 달라질 수 있으므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연구진은 전체 조현병 발병률 자체는 인구 증가와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상승을 보이진 않았지만, 14~24세 청소년·청년층에서는 발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포착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발병 시점이 점차 어려지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결과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조현병 진단 기술의 향상’이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의 증가’도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하지만, 대마초 사용량 증대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가령, 일부 임상사례에서는 대마초 사용으로 인해 급성 정신병적 증상이 유발되어 병원에 내원한 뒤, 조현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대마초 사용자가 조현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유전적 소인이나 환경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 작용해야 발병에 이른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층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은, 개인적 차원의 주의뿐 아니라 공중보건 차원의 예방적 접근이 시급함을 말해줍니다.
대마초 합법화의 영향: 정책적 시사점
캐나다는 2001년에 의료용 대마초를 합법화했고, 2018년에는 비의료용 대마초까지 합법화하며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수준의 규제 완화를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캐나다 전역에서 대마초 소비량이 급증했고, 특히 THC 함량이 높은 제품들의 판매량이 단시간 내에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는 자유로운 접근성과 맞물려 새로운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확인되는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대마초 합법화 이후 CUD 진단율과 고농도 THC 제품 사용이 모두 증가했으며, 이는 젊은층의 조현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대마초 합법화 자체가 문제라고 단정하기보다는, 고농도 THC 제품의 무분별한 유통과 사용이 심각한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즉, 합법화 자체는 개인의 자유와 의료적 편의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국가 차원에서 사용량 통제와 고농도 제품에 대한 모니터링, 그리고 적절한 교육과 홍보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미국 일부 주에서도 대마초 합법화 이후 정신건강 문제(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등)의 증가 추세가 관찰되고 있어, 각 주 정부와 보건 당국은 연령 제한 강화, 구매 제한량 설정, 교육 프로그램 운영, 제품 표기 의무화 등 다양한 규제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역시 이러한 정책 수립과 보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고농도 THC 제품의 확산 속도가 규제의 진전을 앞질렀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번 온타리오주 연구는 대마초 합법화 정책과 그 후속 효과를 장기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기초자료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조현병을 포함해 기타 중증 정신질환의 발병 경향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이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국가 차원의 보건 정책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표로 보는 주요 연구 지표
아래 표는 2006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된 온타리오주 대규모 연구의 핵심 지표를 간단히 정리한 것입니다. 대마초 사용 장애(CUD) 진단자의 조현병 발병률과 일반 인구의 발병률, 그리고 인구 기여 위험 비율(PARF)의 변화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구분 | 2006년 | 2010년 | 2015년 | 2022년 |
---|---|---|---|---|
CUD 진단자 조현병 발병률 | 5.8% | 6.3% | 7.5% | 8.9% |
일반 인구 조현병 발병률 | 0.5% | 0.55% | 0.58% | 0.6% |
PARF(대마초 관련 조현병) | 3.7% | 5.2% | 7.1% | 10.3% |
평균 대마초 제품 THC 함량(추정치) | ~10% | ~12% | ~15% | ~20% 이상 |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06년대비 2022년에는 CUD 진단자의 조현병 발병률이 약 3.1%p가량 상승했습니다(5.8%→8.9%). 일반 인구의 발병률은 큰 폭의 차이가 없었으나(0.5%→0.6%), THC 함량이 높아지는 흐름과 함께 PARF 수치가 3.7%에서 10.3%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이는 대마초 사용이 전체 인구 중 조현병 발병의 일부를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게 해 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향후 연구 방향과 마무리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대마초 사용 장애와 조현병 발병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존재함을 재차 확인해주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직 대마초가 조현병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causal factor)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유전적 소인, 환경적 스트레스, 사회경제적 배경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대마초가 ‘방아쇠(trigger)’가 될 수는 있어도 유일한 원인은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의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특히 청년층에서 급격한 발병률 상승이 관찰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주의해야 할 대목입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대마초 사용이 가능한 한 늦춰지거나 아예 제한되어야 하며, 특히 고농도 THC 제품에 대한 경각심과 정확한 정보 제공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합니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대마초 제품에 대한 THC 함량 표기와 경고 문구 의무화, 구매 제한 및 적절한 세금 정책을 통해 무분별한 남용을 억제하는 한편, 대마초 사용 장애(CUD)에 대한 전문적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이 충분히 지원되어야 합니다. 또한 가정, 학교, 지역사회 차원에서 대마초 관련 교육과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청소년과 청년층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장려하고, 대마초 남용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을 명확히 인식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2025년 현재까지 진행된 여러 연구와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사례들은 대마초 사용이 단지 ‘개인 선택’의 문제로 그치지 않으며,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추가 연구와 장기 추적 조사가 이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대마초 합법화 정책의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균형 있게 평가하고, 적절한 규제와 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