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치료의 새로운 접근법: 전기경련요법의 의의
조현병은 환청이나 망상과 같은 정신증적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정신질환으로, 약물치료가 가장 일반적인 1차 치료법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전체 조현병 환자의 약 30%는 약물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상태를 보이며, 이는 임상 현장에서 매우 중요한 치료 난제로 간주됩니다. 최근 전기경련요법(Electroconvulsive Therapy, ECT)이 이러한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기경련요법은 뇌에 전기 자극을 가해 경련을 유도함으로써 증상 개선을 기대하는 치료 방식으로, 우울증을 비롯한 여러 정신질환 치료에서도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뇌에 전류가 직접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도 일부에서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전기경련요법이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뇌 구조에 미세한 변화를 가져오며, 그 변화가 임상적 증상 개선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세계 여러 의료 기관에서는 이러한 전기경련요법의 치료 기전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다각적인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진이 이 분야에서 상당히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진은 뇌 MRI 질감(texture) 분석 기법을 도입하여, 과거 부피나 두께 중심의 분석으로는 관찰하기 어려웠던 ‘뇌 미세구조’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전기경련요법이 실제로 해마나 편도체 같은 핵심 뇌 영역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입니다.
이렇듯 전기경련요법은 임상에서 치료 효과가 입증되어 왔고, 최신 연구에 따르면 뇌의 특정 영역에서 질감 지표가 눈에 띄게 변화함으로써 환자의 증상 호전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뇌 영상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전기경련요법의 구체적인 작용 기전을 밝혀내려는 시도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뇌 미세구조 해석의 핵심: MRI 질감 분석법의 역할
임상 현장에서 뇌 구조 변화를 측정할 때 가장 많이 활용되는 도구 중 하나가 자기공명영상(MRI)입니다. 기존에는 주로 뇌 부피나 두께 같은 거시적 지표에 집중해 왔으나, 치료 저항성 조현병과 같이 복잡한 임상 양상을 보이는 질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분석 기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MRI ‘질감(texture) 분석법’을 통해 미시적인 뇌 조직 변화를 확인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MRI 질감 분석법이란, 이미지 상에서 픽셀 간의 관계와 분포를 수학적으로 해석하여,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조직의 미세 변화를 포착하는 방법입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의 경우 GLSZM(Grey Level Size Zone Matrix) 기법을 활용하여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뇌 회색질에 나타나는 미세구조 변화를 정량적으로 비교했습니다. GLSZM은 말 그대로 픽셀의 ‘회색 레벨’과 그 ‘연속 영역’을 하나의 매트릭스로 구성해, 미묘한 차이를 잡아내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전기경련요법이 적용된 환자군과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군, 그리고 건강한 대조군 사이에서 뇌 미세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할 수 있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방식이 기존의 단순 부피나 두께 분석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뇌의 ‘결(texture)’ 같은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해마(hippocampus)와 편도체(amygdala) 같은 영역은 정서 조절, 기억, 인지 기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데, 전기 자극에 따른 미세한 조직적 변화를 민감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실시한 전기경련요법 관련 주요 그룹 비교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 것입니다.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환자군에서는 해마와 편도체 부위에서 질감 지표가 유의하게 변화했으며, 이 변화 정도는 임상 증상의 개선 정도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반면 약물치료만을 받은 환자군에서는 뇌 미세구조 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습니다.
| 구분 | 대상 그룹 | 주요 결과 |
|---|---|---|
|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군 | 전기경련요법 + 약물치료 병행 (36명) | 해마·편도체에서 질감 지표(GLSZM large area emphasis) 유의 변화 및 증상 개선 |
|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군 | 약물치료만 (27명) | 유의미한 질감 변화 없음 |
| 건강한 대조군 | 일반인 (70명) | 정상 범위 내 수치 |
이 표가 보여주듯, 전기경련요법이 약물치료와 병행되었을 때 해마와 편도체 부위에서만 독특한 미세구조 변화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MRI 질감 분석법을 통해 확인된 결과로, 조현병의 핵심 증상 개선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전기경련요법의 임상 효과: 해마와 편도체의 중요성
조현병에서 해마와 편도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마는 기억 형성 및 유지에 결정적인 기능을 수행하며, 편도체는 감정(특히 공포 반응)과 관련된 신경 회로의 핵심 부위입니다. 이러한 뇌 구조에 미세구조 변화가 생긴다면, 환자의 정서적 반응과 인지 기능이 개선될 가능성을 높게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최신 연구(2025년 2월 기준)에서는, 전기경련요법이 해마와 편도체의 질감 지표를 변화시킴으로써 조현병 증상의 심각도를 낮추는 데 직접 기여한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들의 경우 이미 기존 약물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상태인 만큼, 새로운 자극 요법이 뇌의 특정 영역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가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됩니다.
특히 전기경련요법은 전류 자극을 통해 여러 뇌 부위를 동시에 활성화하거나 재설정(reset)하는 효과가 있다고 가정됩니다. 이때 해마와 편도체는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전기 자극에 의해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의 양이나 신경 네트워크의 연결성이 조절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마는 기억과 학습, 감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전기 자극이 가해진 뒤 해마의 미세구조 변화가 환자의 환청이나 망상 같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편도체 또한 외부 자극에 대한 공포·불안·분노와 같은 정서적 반응을 관장하기 때문에, 이 영역의 구조적·기능적 변화는 조현병 환자의 정서 인식 및 사회적 기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경련요법이 해마와 편도체를 비롯한 특정 부위에 미치는 변화를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은, 조현병의 기전 이해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됩니다.
차세대 표적 뇌기능 조절술을 향한 전망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단순히 전기경련요법의 치료 효과를 재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향후 표적화된 뇌 자극 치료 기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합니다. 전기경련요법은 아직까지 광범위한 뇌 영역에 자극이 전해지는 방식을 사용하지만, 미래에는 특정 핵심 부위만 정밀하게 자극할 수 있는 ‘표적 뇌기능 조절술’이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예컨대 ‘초음파 뇌자극(Focused Ultrasound Stimulation)’ 또는 ‘미세 전기 자극술(Micro-electrical Stimulation)’과 같이 이미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뇌 부위를 정밀하게 공략하는 방법들이 실험 단계에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이 전기경련요법의 원리와 결합한다면, 해마·편도체와 같은 핵심 영역에 정확히 전기 자극을 가해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최신 뉴로이미징(Neuroimaging) 기술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하면, 뇌 영상을 보다 정확히 분석하고 개인별 뇌 미세구조를 사전에 파악하여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마다 뇌 구조와 기능적 연결망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별로 최적화된 전기 자극 강도와 빈도를 설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과정에서 MRI 질감 분석법은 효과적이고 정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결국 전기경련요법이 보여준 미세구조 변화와 증상 개선의 연관성은, 조현병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질환 치료에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치료 저항성 환자들에게는 더 이상 약물치료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뇌 자극을 포함한 통합적 치료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의 상태와 개인차에 따라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국내외 다기관 연구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향후 전기경련요법의 발전 방향은 보다 ‘정밀한 표적화’와 ‘개인화된 치료’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됩니다. 해마와 편도체에 대한 미세구조 분석 결과를 시작점으로, 조현병은 물론, 다양한 정신질환에서 뇌 구조 변화와 임상적 유의성을 연계하는 풍부한 연구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치며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에게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했을 때 나타나는 뇌 미세구조 변화와 증상 개선 효과는 최신 연구(2025년 기준)에서도 꾸준히 검증되고 있습니다. 특히 MRI 질감 분석법을 통해 확인된 해마와 편도체의 미세구조 변화는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핵심 기전으로 추정되며, 향후 표적 뇌기능 조절술 개발에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입니다. 조현병 치료가 더 이상 약물에만 의존하지 않고, 정밀한 뇌 자극 및 영상 분석 기법과 결합해 나가는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