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병 치료 트렌드의 변화
조현병 치료 전략은 최근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경구용 항정신병제가 널리 사용돼 왔으며, 이는 임상적으로 상당한 이점을 가져다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환자의 장기적인 치료 순응도(Compliance)와 부작용 문제가 부각되면서 보다 혁신적인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체중 증가, 운동장애(EPS) 등과 같은 부작용이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Long-Acting Injection)와 신규 기전의 신약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LAI는 한 번 주사로 1개월에서 최대 6개월간 치료 효과가 지속되어,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줍니다. 이에 따라 재발 위험이 높은 조현병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전체적인 증상 조절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신약 개발 영역에서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해,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을 크게 줄이면서도 증상 개선 효과를 높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가 바이오벤처 카루나 테라퓨틱스(이하 카루나)를 인수하며 확보한 ‘카엑스티(KarXT, 성분명 자노멜린)’는 이런 흐름을 대표하는 예입니다. 2025년 현재까지도 FDA의 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임상 3상 장기 연장 연구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제시해 전문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조현병 치료 패러다임은 환자의 삶의 질과 치료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차세대 신약의 임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조현병 치료의 최신 동향을 객관적이고 분석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부작용 문제 극복과 효과 극대화가 가능한 다양한 옵션이 향후 정신건강 분야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자세히 다루어 보겠습니다.
부작용 극복을 위한 차세대 신약: 카엑스티(KarXT) 사례
조현병 치료에서 가장 흔히 문제가 되는 부작용 중 하나는 체중 증가입니다. 많은 항정신병 약물은 체내 대사 과정에 영향을 미쳐, 장기간 복용 시 체중이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하거나 복용량을 마음대로 줄이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조현병 환자들은 5년 이내에 여러 차례 재발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치료 순응도 저하입니다. 따라서 체중 증가를 비롯한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증상 개선 효과는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높이는 약물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어 왔습니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가 선보인 신약 카엑스티(자노멜린)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대표적인 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카엑스티는 뇌의 콜린성 수용체를 표적함으로써 환각, 망상 등 양성 증상뿐 아니라 무의욕증, 사회적 위축 같은 음성 증상에도 개선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주목할 점은 임상 3상 장기 연장 연구에서 체중 감소라는 예외적인 결과가 보고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기존 치료제들과 달리 체중이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든 환자 사례가 있어 의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미국 FDA에는 2023년 9월 전후로 신약허가가 신청되었으며, 이후 심사 과정을 거쳐 2024년 후반 혹은 2025년 상반기 중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카엑스티가 체중 증가 부작용 없이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입증한다면, 기존 조현병 치료제들에 비해 확실한 차별점을 갖게 될 것입니다. 실제 임상 데이터에서도 카엑스티를 복용한 환자들의 재발률이 낮아지고, 총체적 임상 인상 척도(CGI-S) 개선 폭이 컸다는 중간 분석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다만, 신약이 임상 연구 단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해도 상용화 이후 실제 환자들에게서 어떠한 추가적인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는지는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신약 특유의 희귀 부작용, 장기 복용에 따른 내성 또는 다른 합병증 등은 추후에라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카엑스티의 최종 승인과 함께 시판 후 연구(Post-Marketing Surveillance)가 진행된다면, 실제 임상환경에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더욱 명확히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LAI)의 현재와 미래
조현병은 장기 치료가 필수적이며, 완치보다는 안정적 관리가 치료 목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매일 경구용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입니다. 실제로 조현병 환자의 80% 이상이 치료 초기 5년 동안 재발을 경험하는데, 이는 환자의 불규칙한 복용 습관, 약물에 대한 불만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이유에서 비롯됩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LAI)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 번 주사만으로 1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지속적인 약물 농도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환자 입장에서는 약 복용 일정을 놓칠 걱정이 크게 줄어듭니다. 더불어 혈중 약물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증상 관리와 재발 예방 측면에서도 이점이 크다는 평가입니다.
실제 시장에는 팔리페리돈, 아리피프라졸, 리스페리돈, 올란자핀 등의 성분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LAI 제형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약물은 주사 직후 혈류에 급격히 약물이 유입됨으로써 섬망이나 과도한 진정 작용(PDSS: Post-Injection Delirium/Sedation Syndrome)을 일으킬 수 있어 사용상 주의가 필요합니다. PDSS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사 직후 일정 시간 병원에서 관찰하는 프로토콜을 따르는 등 번거로운 관리가 뒤따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약사들은 주사 후 혈액으로의 약물 유입 속도를 조절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월 1회 투여’ 혹은 ‘분기별 투여’ 같은 다양한 주기별 제형입니다. 이는 환자의 편의를 최대한 높이면서 부작용 위험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트렌드는 기존 2세대 항정신병 약물에 첨단 약물 전달 기술을 접목해, 약물 방출을 더 안정적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TEV-‘749: PDSS 위험 줄인 새로운 가능성
최근 이스라엘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스의 미국 내 자회사인 테바 파마슈티컬스와 프랑스의 메딘셀이 공동개발 중인 장기지속형 주사제 TEV-‘749가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올란자핀 성분을 월 1회 피하주사로 투여하는 이 제품은 기존 근육주사로 투여되었을 때 보고되었던 PDSS 위험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SOLARIS 시험으로 명명된 임상 3상 연구는 다국적·다기관·이중맹검·위약대조 방식으로 설계되어, 18~65세의 조현병 환자 6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대상자들은 TEV-‘749의 저용량, 중간 용량, 고용량, 그리고 위약군에 각각 배정되어 8주간 관찰받았습니다. 연구의 1차 평가지표로 사용된 조현병 양성·음성 증후군 척도(PANSS) 총점의 변화는 모든 용량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 폭을 보여, TEV-‘749가 치료 효과가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저용량과 고용량 투여군에서는 기준선 대비 평균 -9.71점, 중간 용량 투여군에서는 -11.27점의 PANSS 점수 감소가 관찰됐습니다.
또한 전반적 임상 인상 척도(CGI-S)와 개인적·사회적 행동평가(PSP)에서도 통계적 유의미성이 확인되어, 증상 경감뿐 아니라 환자의 전반적인 기능성 개선에도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더욱이 TEV-‘749는 현재까지 PDSS 발생이 보고되지 않아, 부작용 측면에서 상당히 안전한 프로파일을 갖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평가입니다.
테바와 메딘셀 측은 피하주사 방식을 통한 약물 방출 기술인 ‘스테디테크(SteadyTeq)’를 통해 PDSS 위험을 낮추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올란자핀과 같은 기존 2세대 항정신병 약물을 서서히 방출하도록 설계되어, 주사 직후 혈중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을 완화합니다. 2025년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인 장기 추적 연구(공개 라벨 2기 연구)에서 PDSS 위험성과 전체적인 내약성 데이터를 추가로 분석하면, TEV-‘749의 실사용 가치가 더욱 명확해질 전망입니다.
데이터로 보는 조현병 치료 옵션 비교
아래 표는 전통적인 경구용 항정신병 약물, 장기지속형 주사제, 그리고 신규 기전 신약(카엑스티와 TEV-‘749)을 간략히 비교한 것입니다. 각 옵션마다 복용 편의성, 부작용, 효과 지속성, 재발 방지 효과에 차이가 있으므로, 의료진과 환자는 치료 목적과 환자 개별 상황을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내려야 합니다.
구분 | 경구용 항정신병 약물 |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 신규 기전 신약 (예: 카엑스티, TEV-‘7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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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용/투여 편의성 | 매일 복용 필요 | 1~6개월 주기로 주사 | 월 1회 혹은 개인별 맞춤 주사 가능성 |
주요 부작용 | 체중 증가, EPS, 진정 등 | 주사 후 PDSS 위험(일부 약물) | 체중 증가 적음, PDSS 미발현(테바 제품) |
치료 효과 지속성 | 복용 중단 시 급속도 감소 | 최장 6개월까지 혈중 농도 유지 | 지속적 혈중 농도 유지 가능 (임상 결과 긍정적) |
재발 방지 효과 | 복용 순응도 저하 시 재발↑ | 복용순응도 높아 재발 위험 상대적 감소 | 임상 결과 재발률 감소 예측 (카엑스티 등) |
현재 임상·시장 동향 | 전통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 | 이미 다양한 성분 LAI 시판, 추가 기술 개발 중 | 임상 3상에서 긍정 결과, FDA 승인 대기 |
이처럼 조현병 치료 전략은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경구용 약물이 상대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 가장 널리 쓰이지만, 환자의 치료 순응도 문제와 부작용 관리의 어려움이 크게 부각됩니다. 반면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순응도 문제를 해결해주지만, 일부 약물에서 PDSS 같은 부작용을 일으켜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근 등장한 신규 기전 신약들은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을 크게 낮추고, 주사 후 갑작스런 합병증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시장에서의 활용도와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치료 옵션에는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환자의 나이, 동반 질환, 약물 상호작용, 생활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의학적 판단과 환자 본인의 선호가 균형을 이룰 때 가장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격적인 약물 선택에 앞서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과 검사를 거쳐 개인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마치며
조현병은 임상 양상이 매우 다양하고, 환자별로 증상의 심각도와 치료 반응이 달라 장기적인 관리가 필수인 질환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쌓여온 의학계의 경험과 연구 개발 성과를 통해 새로운 치료 옵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체중 증가, PDSS와 같은 전통적인 부작용을 줄이고, 증상 완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신약들이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입니다.
특히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카엑스티(KarXT)와 테바·메딘셀의 TEV-‘749는 각각 체중 증가 억제와 PDSS 위험 해소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합니다. FDA 승인 과정을 통해 상용화가 이루어진다면, 조현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신약의 시판 후 안전성 모니터링과 장기적 효과 확인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하며, 학계와 의료현장에서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됩니다.
2025년 이후에도 조현병 치료는 부작용 관리와 치료 편의성, 그리고 환자 중심의 맞춤형 접근에 중점을 두며 더욱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본 블로그에서는 앞으로도 최신 임상연구 결과와 데이터를 근거로 조현병 및 기타 정신질환 치료 동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