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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현재, 조현병(Schizophrenia)의 치료 전략은 약물치료 위주의 전통적 접근에서 벗어나 다양한 뇌자극 기법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대병원 김민아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전기경련요법(Electroconvulsive Therapy, ECT)이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 뇌의 미세구조를 변화시키며, 이로 인해 증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전기경련요법의 역사와 의미, MRI 질감 분석 기법, 해마·편도체 미세구조 변화의 임상적 함의, 그리고 향후 표적 뇌기능 조절술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중심으로 분석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제시해보겠습니다.


전기


전기경련요법: 역사와 임상적 중요성

전기경련요법(ECT)은 1930년대 후반부터 도입되어 다양한 정신질환 치료에 활용되어 온 비교적 긴 역사를 가진 치료 기법입니다. 초기에는 조울증이나 중증 우울증 등에 주로 사용되었으나, 기술적 발전과 안전성 개선으로 인해 지금은 더 넓은 범위의 정신질환에 적용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약물치료만으로 호전이 어려운 ‘치료 저항성’ 환자군에게서 전기경련요법이 긍정적 임상 효과를 보여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기경련요법은 일반적으로 전신마취 상태에서 짧은 시간 동안 전기 자극을 두뇌에 전달함으로써 일시적인 경련을 유발합니다. 이때 두뇌 내부에서 신경전달물질의 농도 변화나 특정 뇌영역의 기능적 변화 등이 발생하여 증상 개선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효과가 뇌의 어느 부위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무엇이 증상 개선의 직접적 요인이 되는지는 오랫동안 명확하게 규명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뇌영상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기경련요법이 뇌 구조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컨대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와 DTI(확산텐서영상) 등의 기법은 ECT 후의 뇌 기능 변화를 관찰하는 데 사용되어 왔으나, 세포 수준의 미세한 변화까지 모두 포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MRI 질감 분석(Texture Analysis)’이라는 새로운 분석 방법을 활용하여, 전기경련요법이 실제로 뇌 조직 내의 미세구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군에서 뇌 회색질(Gray matter)의 특정 영역, 특히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에서 유의미한 미세구조 변화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단순 용적(부피) 변화 관찰에서 벗어나, 보다 높은 해상도에서 조직 변화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를 치료 전후의 임상증상 개선도와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발견했는데, 이는 전기경련요법이 단순한 뇌 전체 활성화가 아니라 특정 부위의 미세조직 변화를 매개로 증상 개선에 기여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만으로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심지어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 지속이 어려운 사례도 흔히 발견됩니다. 따라서 전기경련요법과 같은 추가 치료 방법이 신중히 고려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연구가 제시하는 결론은, 임상 현장에서 환자의 치료 옵션을 확대하고, 환자 개개인에 맞춰 최적의 치료 조합을 찾는 데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MRI 질감 분석 기법의 원리와 의미

MRI 질감 분석(Texture Analysis)은 기존의 MRI 스캔 데이터를 픽셀 단위로 나누어 영상 내 밝기 패턴과 분포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기법입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GLSZM(Grey Level Size Zone Matrix)이라는 지표를 사용하여, 회색질 영역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결’의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질감 분석 기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뇌 부피 변화나 두께 측정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세포 수준의 구조적 특징’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조직 안에서 세포들이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지, 혹은 염증이나 세포 손상으로 인해 국소적인 구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는지 등을 좀 더 섬세하게 탐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미세 변화가 임상 증상과 어떠한 연관성을 보이는지는 정신의학 연구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를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그룹(36명), 약물치료만 받은 그룹(27명), 그리고 건강한 대조군(70명)입니다. 연구팀은 각 그룹에게서 MRI 영상을 확보한 뒤, GLSZM 기반 질감 분석 기법을 적용해 뇌 회색질 내 미세구조 변화를 수치화했습니다.

그 결과, 전기경련요법+약물치료 그룹에서만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 부위의 질감 지표(GLSZM large area emphasis)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변화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이 변화는 조현병 증상의 심각도 변화와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다시 말해, 질감 지표의 변화 폭이 클수록 임상 증상 개선 정도도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MRI 상에서 구조가 ‘커지거나 줄어드는’ 차원을 넘어, 조직 내부에서 어떤 형태학적 혹은 기능적 재편성이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MRI 질감 분석의 임상 적용성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기존의 구조적 MRI 분석으로 놓쳤던 세밀한 변화를 포착함으로써, 조현병이나 우울증, 양극성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에서의 뇌 병리학적 변화를 설명하는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질감 분석 결과가 축적되면, 환자별로 치료 반응도를 미리 예측하거나, 조기 중재(early intervention)에 활용하는 방법도 논의될 수 있습니다. 이는 향후 인공지능(AI)이나 머신러닝 기반의 예측 알고리즘과 결합될 때, 정신의학 진단 및 치료 체계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뇌 해마·편도체의 미세구조 변화와 증상 개선

조현병은 환각(Hallucination), 망상(Delusion), 사고장애(Thought disorder) 등 다양한 정신증적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만성화될 경우 환자의 사회적 기능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 있습니다. 특히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경우, 이들 증상이 잔존하거나 더욱 악화되는 경향을 보여 임상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영역으로 인식됩니다.

이번 연구에서 전기경련요법이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 부위에 미세구조 변화를 유발했다는 점은, 조현병 증상 개선에 있어 이들 뇌 부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해마(Hippocampus)는 기억 형성과 감정 조절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편도체(Amygdala)는 공포나 불안, 공격성 등 정서적 반응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조현병 환자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망상이나 환각은 인지기능과 정서적 반응이 복합적으로 왜곡된 결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이때 해마와 편도체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외부 자극에 대한 과도한 반응이나 왜곡된 정보 처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제로 다양한 신경영상 연구에서, 조현병 환자군은 해마나 편도체 부위에서 위축이나 기능 저하를 보이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이번 전기경련요법 연구 결과가 의미 있는 이유는, 치료 저항성 환자에서도 해마와 편도체의 미세구조적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증상 개선을 꾀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이 제시한 GLSZM large area emphasis 변화치는 조직의 균질도나 세포 배열의 패턴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는 전기경련요법이 단순히 신경전달물질 농도를 일시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뇌 내부의 구조적·기능적 재조직화(reorganization)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또한, 약물치료 단독 그룹에서는 이와 같은 미세구조 변화가 유의미하게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이는 전기경련요법이 약물치료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결과입니다.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에게 무작정 약물 용량을 늘리기보다는, 전기경련요법을 병행하여 해마·편도체 기능을 활성화함으로써 치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지요.

한편 전기경련요법은 일부 환자에서 단기적인 기억력 저하나 혼동(confusion)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나타나며, 적절한 마취와 자극 강도 조절을 통해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신 장비와 방법론이 도입되면서 부작용 위험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고, 치료 효능은 높아진 상태입니다. 이는 조현병 뿐만 아니라 주요 우울장애나 양극성 장애 등에서도 보고된 바 있으므로, ECT가 가진 잠재적 가치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치료 저항성 조현병의 미래: 표적 뇌기능 조절술

이번 연구가 특히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차세대 표적 뇌기능 조절술”로의 발전 가능성입니다. 기존의 전기경련요법은 상대적으로 뇌 전체를 자극하는 광범위한 방식으로 여겨져 왔지만, 실제로는 특정 뇌 부위—즉, 해마와 편도체 같은 핵심 영역—에 더 직접적인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시사했기 때문입니다.

김민아 교수팀이 발표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전기경련요법은 정확히 겨냥된 뇌 영역에서 미세구조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을 통해 증상 개선을 도모합니다. 미래에는 이 과정을 더욱 정밀하게 표적화하기 위해 기능적 뇌영상(fMRI) 또는 신경 지도(Brain Mapping) 기술이 추가 접목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경두개 자기자극(rTMS)이나 고강도 초음파 치료(Focused Ultrasound Stimulation) 등 비침습 뇌자극 기술과 연계되어 환자별 맞춤형 자극 패턴을 개발하는 방향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궁극적으로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의 개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즉, 환자의 개인별 뇌 구조나 유전적 특성, 증상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가장 효과적인 자극 강도·패턴·빈도를 산출하는 방식입니다. 예컨대 앞으로는 조현병 환자 중에서도 특정 유전형(genotype)을 가진 이들이 전기경련요법에 더 우수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미래를 대비하여 뇌 미세구조 분석 자료를 축적하고, 환자의 임상경과와 비교·연계하는 후속 연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방향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뇌 영상 기술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결합이 활발해지면서 전기경련요법의 ‘표적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물론, 전기경련요법이 모든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에게 만능열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기경련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하며, 부작용에 대한 개별 환자의 민감도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제시하는 뇌 미세구조 변화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기존 치료로는 해결이 어려웠던 난치성 환자군에 대해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표: 전기경련요법 연구 그룹 비교

구분대상(명)치료 방식주요 발견
전기경련요법+약물치료36병행치료– 해마와 편도체 미세구조 변화<br/>- 증상 개선과 상관
약물치료 단독27약물치료만– 유의미한 미세구조 변화 없음
건강 대조군70비(非)치료군– 정상 범위 내 구조 유지

위 표에서 보듯이,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그룹에게서만 뇌 미세구조 변화가 관찰되었으며, 이는 임상 증상 개선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습니다. 연구가 진행된 2025년 현재까지도, 이러한 결과는 조현병 치료 영역에서 꾸준히 인용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치료 저항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치며

치료 저항성 조현병은 기존의 약물치료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임상 양상을 보이기에,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습니다. 이번 서울대병원 연구 결과는 전기경련요법이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와 같은 뇌의 특정 부위에 미세구조 변화를 일으켜 증상 개선을 돕는다는 점을 명확히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조현병의 병리 기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미래의 표적 뇌기능 조절술 개발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 전기경련요법은 기존의 광범위한 뇌 자극 방식을 넘어서, 뇌영상 기술 및 AI 분석 기법과 결합하여 더욱 정밀하고 안전한 치료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들이 겪는 심각한 증상들을 완화하고, 사회적 기능을 회복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융합적·학제 간 연구의 지속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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